이월의 잠언 - 정 정 예 -
찬바람 속에 목을 곧추세웠다.
언 눈물 꿀꺽 삼키며 일월을 견디어 냈을 가지 끝에
얼룩진 눈물이 한 줌 햇살로 영롱하다.
벌써
계절은 이렇게 와서 기다리고 있었던 것을,
나는 보이는 것에만 과다한 신경을 쓰느라고
눈이 흐려졌을 뿐이다.
지금은 놓쳐버린 것들을 주섬주섬 주워 담느라고
중요한 것들을 또 다시 잃어버리고 있지는 않는지,
후회하지 않는 생을 이어가려면 애달퍼야 하겠지.
언 발 동동거리며 서 있던 나목들이 한결 생기가 돈다.
언 땅에 고인 물로 마른 목 축여서 가지 끝에 환한 봄이 매달려 있
다.
언 눈물 꿀꺽 삼키며 혹독함을 견디어 냈을 나무들의 이월의 잠언
이
게으른 자에게 훈계려니, 죄의 잠에 빠진 자들에게 지혜의 말씀이
려니
삼월은 메마른 들판에서 말문을 트고 걸어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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