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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49. 친절한 웨이터
|2022년 12월 24일 12시 29분 20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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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웨이터 - 정 정 예 -
퇴근해 오는 아버지를 아들이 반겨준다.
행주로 식탁 닦고 밥상 차리며 숟가락 놓고
아버지 입에서 행여 취직 못 했느냐 한 소리 듣기라도 할라
머리는 새집 짓게 해놓고 밥주걱으로 정성스레 밥을 푼다.
밥그릇에 눈곱이라도 떨어질까 간을 졸이건만
눈치 없는 아들 국까지 퍼서 담고
침 흘리며 자고난 얼굴에 다정한 말로
"아버지! 날도 더운데 수고 하셨습니다."
아버지는 입안에 쓴 밥알 굴리며 한참 후에나
"그래" 라는 말을 국그룻 속으로 미끄러뜨렸다.
밥숟가락 내려놓을 때까지 서서 물 따라주며
"아버지 밥 더 드릴까요?" 뉘도 없는 밥 뉘 고르듯
아버지는 대답할 말 입속에서 길들이느라 잇 사이 죄 없는 말 억누
르고
언어와 좁은 문 사이 취업 못 한 자는 거꾸로 대롱대롱 매달려있으
나
등허리에 달라붙은 조가비 무늬에 무지갯빛 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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