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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48. 인주야!
|2022년 11월 27일 16시 36분 41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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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주야! - 정 정 예 -
친구들을 만날 때면 생기발랄한 인주다.
친구들을 만날 때면 어리광부리는 애교 쟁이 인주다.
친구들을 만나면 큰소리로 말하고 웃는 인주지만,
속은 한없이 여리고 인정스럽다.
말수 적은 친구들도 인주가 한마디 하면 안 웃고는 못 배긴다.
그런 인주가 지금은 어둠속에 웅크리고 있다.
안개 속을 허우적대며 안간힘으로 버티고 있다.
헛손질에 헛발질 자칫하면 계단으로 나뒹굴 수밖에 없음에도
의연하게 잘 견뎌내고 있다.
가족들이 버팀목이여서 인주는 넝쿨손을 더듬으며
버팀목에 힘을 다해 기어오르고 있는 중이다.
눈을 떠도 눈을 감아도 실루엣으로 다가오는 물체들......
몇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노라면 모두
선명한 색체를 입고 다가 올 것을 기도하는 넝쿨손이다.
굴곡진 삶의 계곡을 휘돌아서면 초록의 잔디밭을 만나게 되겠지.
수줍은 소녀가 올리는 저녁 기도 소리같이 들판으로 고요하게 울
려 퍼지게 되고,
들꽃 향기 한 아름 기도에 섞이어 노을로 번진 하늘로 오르네.
영혼이 아름다운 사람으로 광명한 새벽빛을 보리라
인주야!
속이 너무 깊어져서 꼭꼭 찬 배추 속 같아라.
달고 고소하고 아삭한 김장배추 속 같아라.
인주야!
어서 빛으로 걸어서 가렴.
오라!어여쁜 자야 우리 손잡고 드넓은 벌판을 가로질러 뛰어가자.
푸른 하늘을 우러러보고 메아리 울려 퍼지도록 웃어 보자꾸나.
잠시 어두움에서 웅크리고 있었으니 이제 찬연한 빛을 마음껏 껴
안아 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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