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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37. 밤하늘을 올려다보는 까닭은
|2022년 08월 28일 16시 33분 31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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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을 올려다보는 까닭은 - 정 정 예 -
까만 커튼이 하늘 창에 드리워질 때 즈음
하늘에 보석으로 박힌 별들이
초록빛 눈망울로 나의 창을 들여다본다.
꿈결일까?
양철지붕으로 내려오는 별들의 발자국소리
"또깍또깍 또르륵 또르륵"
잠결에 내 손가락을 펴서 별을 세어보았다.
하나.. 두울.. 셋..
내가 밤하늘을 올려다보는 까닭은
그리운 사람들이 살고있기 때문이다.
하얀 고무신에 눈물 매달고 사셨던 엄마,
가정을 돌보지 않은 아버지가 때론 그리울 때가 있다.
해소천식에 가래 끊는 소리
쿨럭이는 기침을 하실 때마다
엄마의 창자 끝에서 올라와
입으로 빨갛게 쏟아진 별들은 검붉게 죽었다.
엄마의 눈에선 하얗게 질린 별똥별들이 마구 쏟아져 내렸다.
죽은 별들 하얗게 질린 별들 사이에서
엄마는 단 한 번 이라도 누워서 편한 잠을 못 주무셨다.
이불 둔덕을 쌓아놓고 거기에 엎드린 채
얼굴을 묻고 설핏설핏 잠 드셨다.
가족을 챙기지 않은 아버지가 정말 싫었고 죽도록 미웠다.
나는 그런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이제 그런 아버지가 그리울 때가 있으니......
아버지를 마음에서부터 용서하기로 했다.
세상에 나의 작은 궤적을 찍은 것도
아버지의 허리에서 온 힘이니까.
자주 밤하늘을 올려다보는 까닭은
사랑하는 사람들이 그리워서다.
그리움이 식욕보다 강하게 밀려올 때,
배설의 욕구보다 그리울 때 눈에 뜨거운 별이 뜬다.
밤하늘에 보석 박힌 별들이
겨울 숲을 헤치며 녹슨 별들을 줍고 있다.
녹슨 별이라도 닦으면 닦을수록 청동거울같이 빛날 것이겠지.
땅에서라도 사람들 마음 비추는 청동거울 같은 별이 되고 싶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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