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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23. 배추
|2022년 03월 27일 20시 21분 34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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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 - 정 정 예 -
배추 밭 찬 서리 내린 새벽
순한 배추가 바들바들 떨고 있다
푸른 이파리 안으로 안으로
입술 꼭 오므리고
노란 속고갱이 꽉 채우려 버티고 앉아
참았던 한숨 내 쉬며 하는 말
아, 오금이 저려온다
언 이파리 서걱서걱 뼈 부딪치는 소리
관절 시리다고 호소하고
시퍼렇게 저려오는 고통 참아내며
누구의 살을 찌우려고 하는 것인가?
따지지 않는 것이 배추의 법칙이다
저린 발 땅바닥에서 떨어지는 시간까지
꼭 다문 입술 떼지않고
노란 속 딴딴하게 채우고야 마는 것
기어이 딴딴하게 채우고야 마는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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