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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8. 친구
|2021년 10월 25일 22시 19분 49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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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 정 정 예 -
바람은 구름을 밀어내고
점 하나 없는 말간 하늘을 내놓았다
하늘이 투명해서
유리 종소리가 들릴 것 같아
우윳빛 날개 푸덕이며
비둘기가 날아오르는 오후
시푸른 모습 간데없이
헌 책갈피가 스르르 넘어가고
멀찍이서
모두 살아내느라 참 애썼다고 다독이며
굽은 등 뒤따라가는 풍경들
언제 저렇게 되었을까?
소매에 서러운 빛 닦으며
꽃길이 웃는다고
꽃길이 웃는다고
연보랏빛 등나무 꽃이
하늘에서 피었다
무질서해 보이지만
그 안은 정연하다
보랏빛 꽃은 달달한
꿀물을 떨어뜨리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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